무더위 속에서 걸었던 전주 1박 2일 여행|덕진공원부터 한옥마을 야경까지

지난 6월 7일부터 8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전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온 뒤 기억이 생생할 때 바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사진만 정리해 두고 시간이 조금 지나버렸다. 더 늦어지기 전에 당시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뒤늦게 전주 여행을 기록해 본다.

이번 여행에서는 전주역에서 시작해 첫마중길과 덕진공원을 둘러본 뒤,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경기전과 전동성당, 풍남문, 오목대, 전주향교, 한벽당, 청연루 등을 걸었다.

콩나물국밥과 비빔밥, 물갈비, 전주 백반, 물짜장처럼 전주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다양하게 먹어봤다. 모든 장소와 음식이 기대에 맞았던 것은 아니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서 걸었던 풍경과 한옥마을의 야경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전주 여행 첫째 날 오전

KTX를 타고 전주역으로

전주 여행의 시작은 KTX였다.

기차를 타고 전주역에 도착한 뒤, 먼저 역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행지에 도착해 처음 먹은 음식은 전주의 대표 음식으로 익숙한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이었다.

전주역 근처에서 먹은 콩나물국밥과 비빔밥

콩나물국밥과 비빔밥 모두 음식 자체는 맛있었다.

콩나물국밥은 따뜻하고 든든했고, 비빔밥도 여러 재료가 잘 어우러졌다. 다만 식사를 마치고 나니 굳이 전주까지 찾아와서 반드시 먹어야 할 정도로 특별한 곳이었는지에는 물음표가 남았다.

맛없는 식사는 아니었지만, 전주에서의 첫 끼라는 기대를 생각하면 조금 평범하게 느껴졌다. 전주역에 도착한 뒤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식사하기에는 괜찮았지만, 이곳만을 목적으로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짧았던 첫마중길

식사를 마친 뒤에는 전주역 앞에서 이어지는 첫마중길을 걸었다.

길을 따라 나무와 조형물, 휴식 공간이 잘 정리되어 있어 전주역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기 좋았다. 전체적인 풍경도 깔끔했고 전주에 도착한 뒤 여행을 시작한다는 기분을 느끼기에 괜찮은 장소였다.

다만 걷기 전에는 길이 꽤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예상보다 짧았다. 하나의 관광 일정으로 긴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전주역에 도착하거나 돌아가기 전에 잠시 산책하기 좋은 길에 가까웠다.

무더위 속에서 둘러본 덕진공원

첫마중길을 걸은 뒤에는 버스를 타고 전북대학교 옆에 있는 덕진공원으로 이동했다.

이날은 6월 초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날씨가 무더웠다. 햇빛도 강하고 기온도 높아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치는 날씨였다.

그럼에도 덕진공원의 넓은 호수와 주변 풍경은 보기 좋았다. 호수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었고, 물과 나무가 함께 보이는 풍경 덕분에 도심 속에서도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날씨가 조금만 선선했다면 더 오래 걸으며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을 것 같다. 이날은 더위 때문에 중간중간 그늘을 찾아가며 구경했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방문한 보람이 있었다.

전주 여행 첫째 날 오후

경기전과 시원했던 어진박물관

덕진공원을 둘러본 뒤에는 버스를 타고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경기전으로 이동했다.

경기전에 도착했을 때도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 한옥과 나무가 어우러진 경기전의 풍경은 좋았지만, 더위 때문에 야외를 천천히 걸어 다니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전 안에 있는 어진박물관은 뜻밖의 휴식처가 되어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시원한 공기가 느껴져 더위를 피할 수 있었고, 전시를 둘러보며 잠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진박물관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작게 느껴졌다. 여러 전시실을 오랫동안 돌아보는 형태라기보다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만 전시물과 시설의 관리 상태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간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전시 역시 차분하게 둘러보기 좋았다. 경기전을 방문한다면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함께 관람해 볼 만한 곳이었다.

잠시 둘러본 전동성당

경기전을 모두 둘러본 뒤에는 근처에 있는 전동성당으로 이동했다.

전동성당은 경기전과 가까워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동선에 함께 넣기 편했다. 오래 머무르지는 않고 성당 외관과 주변을 잠시 구경했다.

한옥이 많은 주변 풍경 사이에서 성당 건물이 눈에 띄었고, 서로 다른 분위기의 건축물이 가까이에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진할머니 갈비국밥에서 먹은 물갈비

전동성당을 구경한 뒤에는 진할머니 갈비국밥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편육과 순대, 그리고 전주의 향토음식 중 하나인 물갈비를 주문했다. 여러 음식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 물갈비였다.

물갈비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국물이 자작한 양념갈비와 비슷한 모습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경상도식 소고기국을 떠올리게 하는 칼칼한 국물에 갈비가 들어간 음식이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갈비가 들어가 조금 다른 맛이 느껴졌다. 국물은 칼칼하고 깊은 맛이 있었고, 푹 익은 갈비와도 잘 어울렸다.

전주역 근처에서 먹었던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은 무난하게 맛있는 정도였다면, 물갈비는 이번 전주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았다. 전주에 다시 방문한다면 한 번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함께 주문한 편육과 순대도 물갈비와 곁들여 먹기 좋았다.

풍남문을 지나 다시 한옥마을로

식사를 마친 뒤에는 풍남문을 지나 다시 한옥마을 쪽으로 걸었다.

풍남문은 주변 도로와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머물러 구경하기보다는 이동하는 길에 잠시 멈춰 바라보고 사진을 남겼다.

계속되는 더위 때문에 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빙수와 식혜, 커피를 주문했다.

시원한 음료와 빙수를 먹으며 한동안 더위를 피했다. 이날 여행에서는 관광지만큼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 공간이 반갑게 느껴졌다.

한옥마을이 내려다보인 라한호텔

카페에서 쉬다 보니 어느새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되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전주 한옥마을 옆에 있는 라한호텔이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에 들어가니 창밖으로 한옥마을이 내려다보였다.

객실에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풍경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예뻤다. 한옥의 지붕이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고, 전주에 여행을 왔다는 분위기를 숙소 안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객실 역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위치와 전망, 객실의 첫인상까지 만족스러워 숙소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객실에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전주 여행 첫째 날 저녁

푸짐하고 맛있었던 한울밥상

저녁 식사는 한울밥상이라는 식당에서 백반으로 먹었다.

상이 차려지자 여러 반찬이 가득 나와 먼저 푸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의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맛도 좋았다.

여러 음식을 조금씩 먹을 수 있어 전주에서 한식을 제대로 한 상 먹는 기분이 들었다. 낮에 먹었던 물갈비가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음식이었다면, 한울밥상은 다양한 반찬과 함께 든든하고 만족스럽게 먹은 식사였다.

가격과 양, 맛을 함께 생각하면 전주에서 다시 방문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목대에서 전주향교를 지나 전주천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는 오목대 방향으로 걸었다.

오목대를 지나 전주향교로 이동했지만, 도착한 시간이 늦어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안쪽을 제대로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바깥에서 얼핏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조용한 한옥과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다음에 전주를 다시 찾는다면 운영시간에 맞춰 방문해 보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

전주향교를 지나서는 전주천을 따라 걸었다. 낮의 강한 햇빛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어 낮보다 걷기 편했다.

한벽당과 사진 명소였던 터널

전주천을 따라 걸어 한벽당에 도착했다.

한벽당 주변은 자연과 전주천이 어우러져 한적한 분위기가 있었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천천히 걷다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처럼 느껴졌다.

한벽당을 구경한 뒤에는 뒤쪽에 있는 터널로 이동했다.

사진 명소로 알려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왜 사진을 찍으러 오는지 알 것 같았다. 터널 입구와 주변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구도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장소 중에는 막상 가보면 기대보다 평범하게 느껴지는 곳도 있지만, 이 터널은 사진 명소라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시원한 바람과 야경이 좋았던 청연루

한벽당과 터널을 구경한 뒤에는 다시 전주천을 따라 걸어 청연루로 향했다.

청연루에 도착하니 바람이 잘 통해 무더웠던 낮과 달리 제법 시원했다. 계속 걸어 피곤해진 상태에서 잠시 앉아 바람을 맞으니 여행 중 가장 여유로운 순간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 주변이 어두워지자 청연루에 등이 켜졌다. 밝을 때도 좋았지만, 불이 들어온 뒤의 모습은 훨씬 예뻤다.

전주천과 누각, 조명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한동안 쉬었다. 첫날 방문했던 장소 중 물갈비와 함께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문을 닫은 한옥마을과 밤의 한옥뷰

청연루를 둘러본 뒤에는 한옥마을로 돌아왔다.

부산 여행 때 해운대시장에서 여러 간식을 포장했던 것처럼,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먹을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늦어서인지 대부분의 가게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한옥마을에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간식을 사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왔는데, 객실에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풍경이 낮보다 더 예뻐져 있었다.

가게들은 문을 닫았지만 한옥 주변의 등과 조명은 켜져 있었다. 어둠 속에서 한옥 지붕을 따라 불빛이 이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낮에 처음 객실에 들어왔을 때도 한옥뷰가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밤이 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라한호텔에 머문다면 낮과 밤의 풍경을 모두 구경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망은 좋았지만 아쉬웠던 수건 상태

숙소의 전망과 객실 상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객실에 준비된 수건에서 냄새가 났다. 세탁이나 건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깨끗하게 씻은 뒤 사용하는 수건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니 불편하게 느껴졌다.

호텔의 위치와 한옥뷰, 객실의 깔끔한 첫인상이 좋았던 만큼 수건 상태는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전주 여행 둘째 날 오전

전통시장에서 먹은 국수와 팥죽

둘째 날 아침에는 전날 물갈비를 먹었던 식당이 있는 전통시장으로 향했다.

아침 메뉴로 국수와 팥죽을 주문했다. 국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맑고 순한 국물처럼 보였지만, 먹어보니 생각보다 제법 칼칼한 맛이 있었다.

보기와 다른 국물 맛이 재미있었고, 아침에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팥죽과 함께 먹으며 둘째 날을 시작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기념품을 받고 체크아웃

호텔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준비했다.

라한호텔에서는 기념품으로 책갈피와 커피 두 잔을 받을 수 있었다. 크고 화려한 선물은 아니었지만 여행을 떠올릴 수 있는 작은 기념품이라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객실 수건은 아쉬웠지만,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는 전망과 깔끔한 객실, 기념품까지 전체적으로는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남은 숙소였다.

체크아웃을 마친 뒤에는 다시 한옥마을로 향했다.

기대와는 조금 달랐던 제일제과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는 동안 건물이 높아 눈에 띄었던 제일제과를 방문했다.

월요일 오전이어서인지 매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내부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건물 밖에서 봤을 때는 특색 있는 공간과 풍경을 기대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카페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전날 라한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풍경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빵 역시 눈에 띄게 특별하다는 인상은 없었다. 건물이 눈에 잘 띄고 규모가 있어 기대가 컸던 만큼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풍년제과 본점에서 포장한 빵과 초코파이

제일제과를 나온 뒤에는 조금 걸어 풍년제과 본점으로 향했다.

매장에서 여러 종류의 빵과 초코파이를 골라 포장하고, 바로 먹을 음식으로는 푸딩을 선택했다. 푸딩은 내 입맛에는 조금 달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온 뒤 포장해 온 빵들을 먹어보니 매장에서 먹었던 푸딩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특히 초코파이는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판 과자 초코파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빵과 크림, 초콜릿이 어우러진 디저트에 가까웠고 맛도 좋았다.

전주에서 돌아갈 때 풍년제과에 들른다면 일반 빵을 포장하는 것도 좋지만, 전주에서 유명한 초코파이를 함께 포장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익숙한 이름과 달리 시판 초코파이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 여행 기념으로 가져가기 좋았다.

전주 여행 둘째 날 점심

낙원짬뽕에서 처음 먹어본 물짜장

전주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전주역 근처에 있는 낙원짬뽕이라는 중국집에서 먹었다.

메뉴를 살펴보다가 전주의 향토음식 중 하나라는 물짜장을 발견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일반 짜장면보다 소스가 묽은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맛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면과 소스의 식감에서는 짜장면이 떠올랐지만, 맛에서는 볶은 짬뽕 같은 느낌도 함께 났다. 짜장면과 짬뽕의 특징이 섞여 있는 듯한 독특한 음식이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맛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맛있게 먹었다. 일반적인 짜장면이나 짬뽕과는 결이 달라 이런 맛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향토음식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러운 마지막 식사였다.

KTX를 타고 집으로

점심을 먹은 뒤에는 전주역으로 이동해 KTX를 탔다.

기차를 기다리며 첫마중길과 덕진공원, 한옥마을의 풍경과 여행 중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렸다.

날씨가 예상보다 훨씬 더워 이동할 때마다 체력 소모가 컸지만, 전주천을 따라 걸었던 저녁 산책과 청연루의 야경 덕분에 여행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1박 2일 동안의 전주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뒤늦게 전주 여행을 기록하며

이번 전주 여행은 무더위와 함께 기억될 것 같다.

6월 초였지만 햇빛과 기온은 한여름처럼 느껴졌다. 덕진공원과 경기전처럼 야외에서 둘러보는 일정이 많아 생각보다 힘들기도 했다. 경기전 안의 시원한 어진박물관과 한옥마을 입구의 카페가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첫마중길은 풍경은 좋았지만 예상보다 짧았고, 전주역 근처에서 먹은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은 맛있었지만 전주까지 찾아가서 꼭 먹어야 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제과의 공간과 빵, 풍년제과에서 먹은 푸딩도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라한호텔은 한옥뷰와 객실의 깔끔한 상태가 만족스러웠지만, 수건에서 냄새가 났던 점은 분명히 아쉬웠다.

반대로 기대보다 좋았던 순간도 많았다.

덕진공원의 넓은 호수 풍경과 경기전의 잘 관리된 모습이 좋았고, 진할머니 갈비국밥에서 먹은 물갈비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었다. 한울밥상의 푸짐한 백반도 만족스러웠고, 한벽당 뒤편의 터널은 사진 명소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장소였다.

풍년제과에서 포장한 빵과 초코파이도 맛있었고,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 먹은 물짜장 역시 독특하면서도 내 입맛에 잘 맞았다.

무엇보다 저녁의 청연루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풍경과, 호텔 객실에서 내려다본 한옥마을의 야경이 인상적이었다. 낮보다 밤이 된 뒤 한옥마을의 분위기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모든 장소가 만족스러웠던 여행은 아니었지만,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이 분명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솔직하게 기억에 남는다.

조금 늦게 작성한 여행기지만,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무더운 날씨 속에서 걸었던 전주에서의 1박 2일을 이렇게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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