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부터 16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는 기억이 생생할 때 블로그에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진만 몇 번 들여다보다가 시간이 꽤 지나버렸다. 더 늦어지면 여행 중 느꼈던 감정이나 소소한 장면들을 잊어버릴 것 같아 이제라도 뒤늦게 기록해 본다.
이번 여행에서는 부산근현대역사관과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해운대, 해동용궁사 등을 둘러봤다. 꼼장어와 밀면, 돼지국밥, 이재모피자처럼 부산에서 많이 찾는 음식도 다양하게 먹어봤다.
모든 장소와 음식이 기대만큼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까지 포함해 여행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부산 여행 첫째 날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여행의 시작은 KTX였다.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한 뒤 지하철을 이용해 첫 번째 목적지인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내렸을 때부터 확실히 여행을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부산의 거리와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부산근현대역사관 관람

첫 번째 일정은 부산근현대역사관이었다.
부산이 근현대사를 거치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여행 첫 일정으로 방문해 부산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배경을 먼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관광지만 빠르게 둘러보는 것보다 그 도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알고 여행을 시작하니 이후의 장소들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
용두산공원 산책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둘러본 뒤에는 근처에 있는 용두산공원으로 이동했다.
부산타워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공원을 구경했다. 도심 안에 있는 공원이라 접근하기 편했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산책하기 좋았다.
오랜 시간 머무르지는 않았지만 부산 도심의 분위기를 가볍게 느껴볼 수 있었다.
자갈치시장에서 먹은 꼼장어
용두산공원을 둘러본 뒤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자갈치시장으로 이동했다.
부산에 왔으니 자갈치시장에서 꼼장어를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메뉴를 정했다. 다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꼼장어는 생각했던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꼼장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양념이나 전체적인 맛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부산에 왔다는 분위기를 느끼며 한 번 경험해 본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자갈치시장 역시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라 조금 더 특별한 풍경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둘러보니 익숙한 형태의 전형적인 수산시장에 가까웠다.
해산물과 수산물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이어져 있었고, 수산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는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구경할 만한 요소가 많지는 않았다. 시장 내부를 짧게 둘러본 뒤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자갈치시장에서 출발하는 부산 크루즈

점심을 먹은 뒤에는 자갈치시장 인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탔다.
약 2시간 동안 배를 타고 부산의 바다와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코스였다. 자갈치시장 자체는 오래 구경하지 않았지만, 근처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이번 일정에 조금 다른 재미를 더해줬다.
육지에서 바라보던 부산과 배 위에서 바라보는 부산은 분위기가 달랐다. 바다 위를 이동하며 항구와 해안가의 풍경을 천천히 구경할 수 있었다.
크루즈를 타는 동안 바람이 꽤 느껴졌지만, 계속 걸어서 관광하는 일정과 달리 앉아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잠시 쉬어가는 기분도 들었다.
날씨가 좋다면 부산의 바다와 항구 풍경을 색다른 방식으로 구경하기 괜찮은 코스였다.
엘시티 레지던스에서 잠시 휴식
크루즈를 탄 뒤에는 숙소로 예약한 엘시티 레지던스로 이동했다.
부산역에 도착한 뒤부터 여러 장소를 계속 돌아다녔기 때문에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와 주변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숙소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여행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풀며 저녁 일정을 준비했다.
춘하추동 밀면에서 먹은 저녁
저녁을 먹기 위해 해운대시장에 있는 춘하추동 밀면으로 향했다.
부산 여행에서 빠지기 어려운 음식 중 하나가 밀면이기 때문에 저녁 메뉴로 선택했다. 하루 동안 여러 장소를 돌아다닌 뒤 시원한 밀면을 먹으니 한결 개운하게 느껴졌다.
해운대시장 안에 있어 저녁을 먹은 뒤 시장을 함께 둘러보기에도 편했다.
해운대시장에서 포장한 간식들

밀면을 먹은 뒤에는 해운대시장을 돌아다니며 숙소에서 먹을 간식들을 포장했다.
아이스크림을 시작으로 떡볶이와 튀김, 물떡, 씨앗호떡, 반건조 오징어까지 눈에 들어오는 음식을 하나씩 골랐다. 조금씩 고르다 보니 어느새 양손에 간식이 가득해졌다.
정식 식사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시장을 돌아다니며 여러 음식을 조금씩 포장하는 재미가 있었다. 부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물떡과 씨앗호떡도 함께 먹어볼 수 있었다.
자갈치시장보다 해운대시장에서 간식을 구경하고 고르는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있었다.
밤의 해운대 해변 산책

간식을 포장한 뒤에는 해운대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밤의 해운대는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주변의 야경을 구경하니 여행 첫날을 마무리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시장 간식을 들고 해변을 걷는 시간이 특별히 거창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이번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숙소로 돌아와 포장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부산 여행 둘째 날
예상과 조금 달랐던 해운대 해돋이

둘째 날에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숙소를 나왔다.
해운대 해변 정면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예상했던 위치와 달랐다. 해가 해변 위에서 바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언덕 뒤쪽과 건물 사이로 떠올랐다.
예상했던 시간에 해가 보이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렸고, 생각보다 늦게 해가 올라오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상상했던 것과 같은 해돋이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아침의 해운대 해변을 걷는 것 자체는 좋았다.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아침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밀양순대돼지국밥에서 먹은 아침

해돋이를 본 뒤에는 해변을 따라 다시 해운대시장으로 걸어갔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밀양순대돼지국밥을 방문했다. 부산에 왔다면 돼지국밥도 한 번은 먹어봐야 할 것 같아 둘째 날 아침 메뉴로 정했다.
이른 아침 바닷바람을 맞은 뒤 먹는 따뜻한 국밥은 잘 어울렸다. 국물과 고기를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해졌고,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하기 좋은 아침 식사였다.
체크아웃 후 해동용궁사로
아침을 먹은 뒤에는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한 다음 택시를 타고 해동용궁사로 이동했다.
해동용궁사는 바다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일반적인 산속 사찰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사찰 건물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동하는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관광객이 많아 여유롭고 조용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부산의 바다와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좋은 장소였다.
계단과 길을 따라 천천히 둘러보고 사진도 찍으며 부산에서의 마지막 관광 일정을 즐겼다.
부산역으로 돌아와 이재모피자 예약

해동용궁사를 둘러본 뒤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점심 장소는 이재모피자 부산역점이었다. 대기가 있을 것을 생각해 식당에 도착한 뒤 먼저 예약을 해두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근처 부산당에 들러 빵을 포장했다. 부산역 맞은편에 있는 차이나타운 초입도 잠시 구경했지만, 식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부산역 주변을 가볍게 구경하며 대기 시간을 보냈다.
이재모피자에서 먹은 이재모크러스트

순서가 되어 이재모피자에 들어간 뒤 이재모크러스트를 주문했다.
피자를 먹어보니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맛이라기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치즈와 토핑의 조화도 좋았고, 재료 자체의 맛이 잘 느껴졌다.
부산에서 유명한 식당이라 기대가 있었는데, 첫날 먹었던 꼼장어와 달리 이재모피자는 기대에 비교적 잘 맞았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스타벅스에서 여행 마무리

점심을 먹은 뒤에는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스타벅스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음료를 마시며 이번 여행에서 방문했던 장소와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렸다. 짧은 1박 2일 일정이었지만 부산의 도심과 시장, 바다, 사찰을 다양하게 둘러봤다.
이후 부산역으로 돌아가 KTX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뒤늦게 부산 여행을 기록하며
부산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기록이 많이 늦어졌다.
시간이 지난 뒤 사진을 다시 살펴보며 글을 쓰니 당시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의 설렘, 크루즈 위에서 맞았던 바람, 해운대시장에서 잔뜩 포장했던 간식과 이른 아침 해변에서 해를 기다렸던 순간이 생각났다.
자갈치시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전형적인 수산시장에 가까워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고, 꼼장어도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반면 자갈치에서 출발한 크루즈와 해운대에서 보낸 시간, 해동용궁사의 풍경과 이재모피자는 만족스러웠다.
여행을 하다 보면 모든 장소와 음식이 기대에 맞을 수는 없다. 기대보다 아쉬웠던 경험도 있고, 별다른 기대 없이 방문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그런 차이까지 솔직하게 남겨두는 것이 여행 기록의 재미인 것 같다.
조금 늦게 작성한 여행기지만, 더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이렇게라도 부산에서의 1박 2일을 남겨본다.
